보이지 않는 '바람' 을 다룬다는 것
9월의 공기엔 여전히 여름의 열기가 남아 있지만, 그 속에서 선선한 바람이 스치면 계절이 바뀌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지난주, 내부 테스트실에서 Hyper Shield 산업형 모델의 바람 성능을 영상으로 촬영하는 일정이 있었습니다. 평소 같으면 조립 라인에서 풍속계로 확인하고, 소음 측정후 정리하면 끝나는 일인데요. 이번엔 카메라로 ‘바람’을 보여주기 위한 영상 촬영이었죠.
현장에서 자주 듣는 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나요?”
에어커튼 상담 중 가장 자주 듣는 말 중 하나는 “이거 바람이 진짜 막아주긴 하나요?”입니다. 카탈로그엔 풍속 수치가 나와 있지만, 숫자만으로는 체감이 어렵습니다. 특히 산업용 모델은 설치 규모도 크고, 가격도 만만치 않다 보니 현장에서의 ‘확신’ 없이 구매 결정이 쉽지 않죠.
그래서 요즘은 테스트 영상을 요청하시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정 모델이 실제로 얼마나 강하게 바람을 쏘는지, 공기 흐름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소음은 어느 정도인지. 특히 물류센터나 식품 가공업체처럼 출입문이 크고 열리는 시간이 긴 곳일수록, 단순한 수치보다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하시죠.
이번 테스트도 그런 요청에서 시작됐습니다. 기존 Hyper Shield AR-1200F 모델을 설치한 고객사에서 “신규 현장에도 같은 모델을 검토 중인데, 바람 성능을 영상으로 확인해보고 싶다”는 요청에 따라 이루어 지게 되었습니다.
촬영 당일, 내부 테스트실은 평소보다 훨씬 분주했습니다. 연막기, 얇은 천, 풍속 리본 등 바람의 흐름을 시각화할 수 있는 도구들이 동원됐습니다. 카메라 앞에서 문을 열고, 바람이 형성되는 구간을 천천히 보여주고, 풍속계를 가까이 대며 수치를 함께 보여주는 장면까지. 단순한 기능 검증이 아니라, ‘공기 흐름을 설계하는 장비’로서의 역할을 전달하는 작업이었습니다.
특히 풍속이 26m/s 이상 나오는 Hyper Shield 산업형 모델은 바람의 직진성이 강하고, 수직 낙하 형태로 형성됩니다. 이 바람이 실제로 외기를 얼마나 막아주는지, 내부 냉기를 어떻게 지켜주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입자성 연기가 바깥으로 밀려나가는 장면을 반복해서 촬영했습니다. 매번 연막기가 식으면 다시 데우고, 카메라 각도를 바꾸고, 테스트룸을 재정비하는 작업이 이어졌습니다.
반복되는 작업 속에도, 매번 다른 포인트가 있습니다
사실 테스트 자체는 매번 비슷한 공정입니다. 풍속, 소음, 진동, 작동 안정성. 하지만 같은 모델이라도 요청하는 현장의 조건이 다르면, 테스트 포인트도 달라집니다. 이번에는 특히 ‘영상화’라는 목적이 있었던 만큼, 단순히 수치를 맞추는 게 아니라, 실제 설치 환경에서 바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시뮬레이션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예를 들어, 일부 고객사에서는 풍속보다 ‘소음’이 더 중요한 변수일 수 있습니다. 냉동창고처럼 결로 방지가 필요한 경우엔, 바람의 세기보다 ‘흐름의 균일성’이 더 중요한 포인트가 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같은 모델이어도, 테스트 기준은 늘 조금씩 달라집니다.
현장을 설득하는 건 결국 ‘보여주는 힘’입니다
지난번에도 Hyper Shield 모델을 냉장창고에 설치하면서 테스트룸에서 연속 가동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참조: 냉장창고 수분 침투 차단 사례) 당시에도 영상 요청이 있었고, 실제 설치 후 고객사 내부 회의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눈으로 보여주는 게 설득에 훨씬 효과적이었다는 거죠.
이번 영상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한 마케팅 자료가 아닙니다. 제품을 선택하는 분들이 현장의 조건에 맞게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실질적인 참고자료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의 흐름을, 가능한 한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 그것이 올에어 테스트의 이유이자, 영상 촬영의 목적입니다.
기술보다 중요한 건, 그 기술을 ‘어떻게 설명하는가’입니다
에어커튼은 단순한 기계 장비가 아닙니다. 공간의 공기 흐름을 설계하는 장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제품을 조립하는 것과 동시에 그 기능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일에도 신경을 씁니다. 영상을 찍는 이유도, 숫자만 나열하는 설명을 넘어, 실제 공간의 변화를 보여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바람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 바람이 어떤 공간에서, 어떤 방식으로 쓰이게 될지를 함께 상상합니다. 테스트 영상 하나도, 결국은 ‘현장을 이해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작업입니다.
올에어 진창국 드림.